144-145p. "공습이 시작됐어······ 폭탄이 떨어지는데, 떨어지고,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정말 무섭게 쏟아졌어. 사람들은 모두 어딘가로 정신없이 뛰었지······ 나도 뛰었어. 그런데 희미하게 신음 소리가 들리는 거야. '사람 살려······ 살려줘요······' 하지만 멈추지 않았어······ 그런데 잠시 후 뭔가 마음이 불편해지면서 내 어깨에 걸쳐진 구급상자가 생각나더군. 부끄러웠지. 그러자 갑자기 거짓말처럼 두려움이 사라지는 게 아니겠어! 나는 부상병이 신음하고 있던 곳으로 되돌아갔어. 달려가 붕대를 감아줬지. 그렇게 두번째, 세번째 부상병들을 찾아다녔어······
폭격은 밤에야 끝이 났어.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눈이 내렸지. 우리 병사들 주검 위로 하얗게······ 많은 시신들이 팔을 위로 뻗고 있었어······ 하늘을 향해······ 행복이 뭐냐고 한번 물어봐주겠어? 행복······ 그건 죽은 사람들 사이에서 기적처럼 산 사람을 발견하는 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