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이름 없던 냥이들에게 이름을 붙이고 먹을 것과 마실 것, 추위와 더위를 피할 곳을 마련하는 마음. 이런 마음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걸까. 고양이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는 초보 냥집사인 나는 이다지도 큰마음을 헤아릴 도리가 없었다.
사실 나는 ’고양이 식당이라고 해서 고양이가 많은 카페나 식당 주인이 낸 책인가? 그렇다면 아주 예쁘고 편안한 고양이들 사진을 많이 볼 수 있겠군.’ 하는 간편한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가 나는 큰코다쳐ㅆ... 아니 눈물을 크게 몇 번 쏟았다. (책 한 권 걸러 한 권 꼴로 운다고 놀려도 좋다. 눈물이 나는 걸 어쩌겠나. 게다가 이런 아름다운 눈물이라니! 마다할 수 없지. 부끄럽지 않아!)
길냥이들은 별별 사연으로 너무도 빨리 무지개다리를 건너 고양이 나라로 떠났다. 그때마다 우리 집 냥이 무어의 ’언젠가‘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고, 그 시간을 과연 감당해낼 수 있을지 돌연 두렵기도 했다. 그러다가도 아기 고양이들이 눈밭을, 풀밭을 뛰어노는 모습이 담긴 사진에 미소 짓고 자주 뭉클했다.
우리 집 냥이 ’무어‘가 아니었다면 몰랐을 감정들이 참 많다. 거들떠보지도 않던 길냥이들을 안쓰러이 여기는 마음부터 집에 건강히 있는 ’무어‘의 존재를 감사히 여기는 마음까지. 하물며 한 마리의 고양이와 교감하는 나도 이런데 온 동네 냥이 (동네를 넘어 급식 봉사까지 하시는)와 교감하는 이용한 캣대디님은 오죽하실까. 그렇게 점점 넓어지고 깊어진 냥이를 향한 마음을 냥이들은 충분히 알고도 남을 것이다. 그러니 아홉 개의 목숨이 있다는 냥이들이라지만,
“길고양이들아, 이제껏 그래왔듯이 죽을 때까지는 죽지 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