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사진 찍기가 힘들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 그런데 이용한 작가님의 고양이 사진들을 보면 참 신기하다. 마치 고양이가 자, 이제부터 내 사진 좀 찍어보라고 모델을 해준 것 마냥 자연스러운 사진들이 책 안에 가득하다.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서 촬영을 했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고양이와 강아지 집사를 모두 해 본 사람으로서, 둘 다 막상막하지만 고양이와 강아지 중에 어느 쪽이 더 사진 찍기가 어려웠냐 묻는다면 고양이가 조금 더 힘들었다고 말할 수 있다. 강아지는 잠시 잠깐의 ‘기다려’가 먹혔지만(물론 이것도 강아지 by 강아지) 고양이는 그런 명령(내지는 호소)이 먹히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인간의 간절한 호소 따위는 아주 가볍게 넘길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속의 기록들은 글과 사진 모두 고양이를 향한 작가님의 무한 애정으로 쓰여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고양이 식당을 지나쳐간 많은 길고양이들을 하나 하나 기억하고 이야기와 사진으로 남기는 것은 보통의 관심으로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아마 고양이를 사랑하는 독자들이라면 나도 모르게 한 장 한 장 아껴가며 이 에세이를 읽게 될 것 같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분들, 길고양이의 삶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