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졸업식을 ‘commencement'라고 하는데 '시작되다commence'라는 동사에서 나온 단 어이다. 갈 곳이 정해지지 않아 불안하기만 했던 유학생활의 끝, 그러나 또다른 시작이었던 그 때, 유학길에 올랐던 날의 그 마음을 기억해냈다. 세상을 바꿀 큰일이 아니라, 내 작은 손이 필요 한 사람에게 기꺼이 시간과 마음을 내어줄 수 있기를, 그래서 그들의 세상이 조금 밝아질 수 있 기를 바랐다. 큰일은 못 하더라도 내가 했던 말과 글에 반응해주었던 고마운 이들에게 반가운 소 식이 되는 사람으로 살 수 있기를 소망한다. 많은 분들의 기도와 응원 덕에 살아왔다는 사실을 가끔은 모른 척하고 나만 생각하며 살고 싶은 순간이 있지만, 내게 보내왔던 고마운 마음을 다시 금 기억하며 가던 길을 돌이키는 사람으로 살겠다고 다짐한다. 그렇게 나는 요단강에 발을 넣었 다.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