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이후로 나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 그전까지는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 세상으로,
전혀 몰랐던 세계로 떨어졌다. 날마다 반갑지 않은 새로운 일들을 경험했고, 전에는 존재하는지
도 몰랐던 사람들을 만났다. 그 세상엔 아프고 슬프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나
도 그중 한 명이었다. 이전의 내가 그랬듯이 대부분은 우리에게 관심이 없었다. 길을 지나치다
나를 보고 깜짝 놀라 멈춰 서서 불쌍해 마지않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걸 관심이라고 말할 순 없었
다. 불필요한 찰나의 동정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 세상의 한 사람이 되어보니 그 동정
이 얼마나 불쾌하고 화나는 일인지 알게 되었다. 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