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로 이어지는 문 앞에 이르렀을 때 누군가의 그림자가 그녀의 그림자 바로 옆에서 머뭇거렸다. 헬렌은 바닥에 비친 자신의 검은 그림자도 똑같이 망설이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다른 사람의 눈에 띈 데 대한 유감과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용기의 부족, 앞으로 나서기를 꺼리는 마음. 얼굴 없는 실루엣이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 같았다.
이수진
2024.04.03 월거실로 이어지는 문 앞에 이르렀을 때 누군가의 그림자가 그녀의 그림자 바로 옆에서 머뭇거렸다. 헬렌은 바닥에 비친 자신의 검은 그림자도 똑같이 망설이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다른 사람의 눈에 띈 데 대한 유감과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용기의 부족, 앞으로 나서기를 꺼리는 마음. 얼굴 없는 실루엣이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