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서없이 마구 적어내려갈 부족한 후기.
솔직히 기대한 내용에는 못 미친다. 특히, 영화 <장고>와 <노예12년> 다룬 부분에서는 공감하기 어려웠다. 저자는 흑인 서사 중에서도 고난의 역사만 조명하는 게 지겹다고 했는데 나는 그부분이야말로 계속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모르는 이들도 많고, 이제는 그런 문제가 없어졌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지만 현실은 딱히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잊히지 않도록, 한사람이라도 더 깨어나 성찰할 수 있도록 꾸준히 비춰야한다.
이세상에 강간 유머라는 게 존재할 수 있다니 끔찍하고 비통하다. 합법적 강간? 정직한 강간? 긴급 강간? 이런 개념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치가 떨렸다.
난 페미니스트다. 소리내 얘기해본 적은 없었다. 잘못 얘기했다간 오해받을 것 같고, 내 부족한 면들을 지적할 빌미를 제공하는 행위라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앞으론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페미니스트는 맞다고 얘기할 것 같다. 성평등에 있어 분명 내 행동에도 모순이 있겠지만 자각하는 족족 고치면서 평등함을 지향할 거니까. 비록 지금은 모순투성일지언정 더 나은 사람이 되어 더 공평한 세상이 될 수 있게 일조할 거니까.
그나저나 아이러니한건 이책에서 가장 몰입한 부분이 페미니즘이 아니라 문학작품. 소설 비평에 관한 것이었단 점이다. 폭풍의 언덕의 작품성을 재평가하게 해줬달까.
소설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라는 책이랑
마거릿 애트우드의 작품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