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계를 본 기분이 든다. 이것이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이 안가고 저 여인이 나인지 나의 과거인지 미래인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문장과 단어들이 반복되고 음악이 시작되고 끝난 기분이다.
사라져버린 사람들은 다시 돌아올 수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책을 읽고 내용은 금방 휘발되겠지만 다시 책을 집어드는 순간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기억이 혼동되면서 더 새로운 즐거움을 깨닫게 될 것 같다. 한달동안 배수아 작가님의 작품을 따라 읽으면서 즐거운 순간이었다. 문학의 기쁨이 이런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챗바퀴같은 삶에서 문학은 전혀 다른 공간으로 데려다 주었다. 신비로운 곳에서 즐거운 경험을 하고 또 하루를 보내는 일은 현실의 세계를 바꾸지 못하지만 나의 꿈과 기억에는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