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 담배 편하게 피워도 돼.“
농담 반 진담 반 이런 말 저엉말 많이 듣는다. 성격도 말도 워낙 매운맛(?) 이라 당연히 담배 정도는 피울 것 같다고 짐작하는 듯. 담배 피우는 여성의 이미지가 어떤지 보여주는 예시가 바로 여기 있다. 정작 담배는 입에 한 번 물어보지도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하지 말라고 한다. 대환장파티다. 담배를 피우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담배 피운다고 갈보 소리 듣고, 싸대기 맞고, 숨어서 피우다 높은데서 떨어져 죽거나 다쳤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기가 딱 막힌다. 이제는 과거의 일인가? 아니다. 여전히 회사 흡연 구역서 여성 직원이 담배를 피우면 ‘오늘의 가십’이 된다. ‘나 어느 부서 누구누구씨 담배 피우는 거 봤잖아.‘ 흡연 여성의 잔혹사는 사회 도처에서 현재 진행형이다. 흡연 여성이 멋지다고 생각하는가? 여자친구, 내 아내의 흡연은 어떤가? 어느 방면이든, 여성의 흡연은 왜 특정되어야 하는가?
담배보다 더 해로운 사회의 시선과 차별의 역사, 그 역사를 온 몸으로 살아낸 끽연가의 책은 앞서 걸어나간 이의 처절한 서사다. 담배 그게 뭐라고 그 좋아하는 걸 마음껏 자유롭게 즐기지 못하게 하나 싶어 처연하기도 하다. 작가는 말한다. 흡연과 비흡연, 금연 모두 자신의 의지로 자유로이 선택하는 것, 그것이 자유라고. 여성의 날, 이런 여성 책 불필요해지는 날 언제나 오려나.
인터벌 러닝 강도가 중요한 운동인으로 비흡연 모드는 당분간 계속 되겠지만, 내겐 제법 오래된 꿈이 하나 있다. 시가 맛있게 피우며, 위스키 한 잔 손에 쥐고 바디프로필 찍는 것. 이런 관례적 이미지가 지워지는 게 궁극의 해방이겠으나, ‘길들여지지 않았던 여성‘ 의 징표로 이 컨셉의 사진은 꼭 찍고 말겠다 이번 책 읽으며 다시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