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제목들이 점점 상급(?) 범죄로 나아가 섬뜩한 내용이면 어쩌나 싶었는데 의외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접한 귀여운(?) 일본 할머니가 주인공이라 친근했다. 작가 하라다히카도 티비 드라마 작가였다고 한다. 노인복지관에서 근무하기 시작해서 그런가, 할머니 손에 자라서 그런가, 한 때 혼자 늙으면 그 삶은 어떨까 생각해서인가 친구와 살다 그 친구가 죽어 독거노인이 된, 도와줄 일가친척과 모아놓은 은퇴비용이 없어 차라리 감옥에 가길 원하는 기리코에게 마음이 갔다. 최종장 살인파트에서는 암으로 죽기 전 차라리 깔끔하게 누군가 죽여주길 바라는 전 야쿠자 할아버지까지 등장해 고령사회의 단면을 엿볼 수 있었다. 노년까지 행복하려면 챙겨주는 이웃과 잘 마련된 사회제도가 있어야 한다는 메세지까지 깔끔. 하지만 지나치게 착하고 좋은 사람들만 주인공 주변에 한가득이라 현실성은 조금 떨어진다. 현실성은 확실히 ‘레이디맥도날드’ 가 제대로. 따뜻한 이야기를 원한다면 기리코와 만나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