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도서관에서 열리는 문화 강좌로 서양 미술사 수업을 들은 적이있어요. 강사는 남자분이었고, 그 수업을 들었던 사람들은 모두 여성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깜짝 놀랐어요. 우리는 왜 그때 아무도 여성의 관점에서 문제를 제기하거나 질문하지 않았을까요? 어떻게 저는 아무런 문제의식조차 없었던 걸까요? 여성 화가 얘기도 작품도 소개되지 않았다는 걸, 대부분의 작품 속 인물이 백인이었다는 걸 알아채지도 못했던 걸까요? 우리는 모두 백인 남성 화가의 위대한 명성을 우러러보며 감동할 준비가 되어 있었던 사람들 같아요. 저는 아시아 여성이면서 백인, 남성의 시선으로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있었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어요. 서양 미술사가 철저한 가부장제 위에 세워진 백인 남성 중심의 여성 및 인종 차별의 역사에 기반한다는 걸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