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스토너를 알게 되고, 올 해 들어서 두 번 읽은 소설이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만난 순간부터 영문학도의 길을, 그리고 가르치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결정한 사람. 자신의 길을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가기로 마음먹은 사람. 스토너의 모습을 보면서 나와 크게 다름에서 오는 거리감이나 거부감은 없었다. 답답하고 안타까울 때도 있었지만, 뭐 내 인생은 별반 다른가. 그의 우직함과 미련함과고집스러움과 촌스러움이 자랑스럽고 대견하게 느껴질 때도 많았다. 아니, 그렇게 봐 주고 싶었다. 알아주고 인정해주고 싶었다. '스토너는 가장 스토너답게 인생을 살았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내가 나에게 들려주고픈 말처럼. 나는 나답게 살고 있음에 흔들리지 말 것. 쪼그라들지도 거대해지지도 말고, 지금 그저 그렇게 살아갈 것. 박수와 조용한 미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