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은 자유롭고,” 어린 왕이 말했다. “그대는 그 누구의 노예도 아니지 않은가.”
“전시에는,” 직공이 대답했다. “강자가 약자를 노예로 만들고, 평시에는 부자가 가난한 자를 노예로 만드오. 우리는 살기 위해 일을 해야 하는데 부자들은 우리가 굶어죽을 정도로 인색하게 임금을 주지. 우리는 하루 종일 그들을 위해 힘들게 일하고, 그들은 금고에 금을 쌓아올린다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제 명을 다 살지 못하고 사그라지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은 점점 무정하고 사악해지오. 우리는 포도를 밟아 으깨지만, 정작 포도주는 딴 사람이 마신다오. 우리는 옥수수 씨를 뿌리지만, 정작 우리 자신의 식탁은 텅 비어 있소. 비록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는 쇠사슬에 묶여 있소. 그러니 사람들이 우리를 자유롭다고 말하지만 사실상 우리는 노예인 셈이오.” - <캔터빌의 유령>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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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신이 바로 그 괴물이었고, 모든 아이들이 비웃었던 것도 그였으며, 자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그 어린 공주님 역시 단지 그의 추한 모습을 조롱하고 뒤틀린 사지를 보고 즐거워했던 것이다. 왜 사람들은 그를 그냥 숲에 그대로 두지 않았을까? 그곳에는 그가 얼마나 역겹게 생겼는지 알려줄 거울이 없었는데. 왜 아버지는 그를 팔아 이런 수치를 겪게 하느니 차라리 죽여버리지 않았을까? 뜨거운 눈물이 그의 뺨으로 쏟아져 내렸다. 그는 하얀 장미를 갈가리 뜯어버렸다. 흉하게 팔다리를 뻗고 있던 괴물도 똑같이 하고서 그 연한 꽃잎을 공중에 흩뿌렸다. - <캔터빌의 유령>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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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꾼들은 살아난 것이 너무 기뻐서 큰 소리로 웃었다. 이제 땅은 은으로 만든 꽃처럼, 달은 금으로 만든 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들은 웃고 난 후 이내 슬퍼졌는데, 그들의 가난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나무꾼 하나가 다른 나무꾼에게 말했다. “왜 우린 기뻐한 걸까? 인생이란 부자들을 위한 것이지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한 게 아니란 걸 아는데 말야. 숲에서 얼어 죽거나 사나운 짐승한테 잡아먹히는 게 더 나았을 텐데.” - <캔터빌의 유령>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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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아이는 강가 도시의 주인이 되어 그 도시를 다스렸다. 그는 모든 사람들에게 정의와 자비심을 보여주었고 사악한 마술사를 추방했으며, 나무꾼과 그의 아내에게는 값진 선물을 많이 보냈고 그들의 아이들에게도 깊은 경의를 표했다. 또한 새나 짐승에게 잔인하게 구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사랑과 자애와 자비만을 가르쳤다. 가난한 자에게는 빵을 주었고, 헐벗은 자에게는 옷을 주었다. 그래서 그 땅에는 평화와 풍요가 가득했다.
하지만 별 아이는 그 도시를 오랫동안 다스리지는 못했다. 그가 그동안 받은 고통이 아주 심했던 데다 너무 혹독한 시험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삼 년 뒤에 죽었다. 그리고 그의 뒤를 이어 나라를 다스린 왕은 사악했다. - <캔터빌의 유령>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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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그 도시에서 나올 때 길가에 앉아 울고 있는 젊은 남자를 보았다.
예수는 그에게 다가가 그의 긴 머리칼을 만지며 물었다. “그대는 왜 울고 있는가?”
그러자 그 젊은이는 고개를 치켜들고 예수를 알아보고는 대답했다. “저는 한 번 죽었답니다. 그런데 당신께서 저를 죽음의 세계에서 끌어올려주셨습니다. 울지 않고서 제가 달리 무엇을 한단 말입니까?” - <캔터빌의 유령>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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