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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빈곤과 경박함은 곧 죽음과 다를 것이 없다. 이것은 M의 생각이었다. 진지한 시선이 결여된 정신은 부패하는 고기보다 더 나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죽음이란 실제로 구체적인 형상으로 나타나기에 앞서서 추상적인 개념으로 우리 삶의 내용을 포괄적으로 점유한다는 것이다. 그 기준으로 말한다면, 이미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어있는 사람들이 있다. M의 견해에 의하면 요하임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한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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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이 언제나 냉소하고 있었던 것은 요아힘의 사고력의 단순성과 협소한 지평이었으나 요아힘은 언제나 파생되는 결과만을 가지고 거꾸로 되묻고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