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3쪽
지금까지 자신은 타인의 몸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자아와 그 자아를 담고 있는 몸을 항상 분리시켜 보았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자신은 타인에게 진정한 친밀감이나 신뢰나 인간적인 따스함을 느껴본 적이 없다는 최종적인 깨달음에 이르렀다.
275쪽
그는 완벽을 꿈꿨다. 두 사람이 항상 함께 있을 수 있는 세상. 그 꿈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절반쯤은 믿고 있었다.
300쪽
"내가 그런 행동을 하면......우리 둘 다 지금과는 다른 사람, 우리 자신의 모습과는 다른 사람이 될 거요. 그래서......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될 거야. "
306쪽
동료들, 특히 젊은 동료들은 흔히 그를 헌신적인 교육자라고 불렀다. 부러움과 경멸이 반반씩 섞인 이 호칭은 그가 지나친 헌신으로 인해 강의실 밖에서 일어나는 일, 아니 적어도 대학의 건물 밖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눈이 멀어버렸다는 뜻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