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를 7년만에 다시 읽었다. 7년전의 나는 40대 초반이었고, 지금은 40대 후반의 나이가 되었다. 아마도 스토너가 대학에서 일련의 사건을 겪었던 시기가 40대 정도였으니 그때부터 지금의 나까지의 시기와 비슷할 것이다.
7년전에 읽었을 때도 나와 비슷한 점들이 많다는 생각을 했었다. 스토너에게 이입이 많이 되었다. 물론 그에게 모든 것을 동조할 수는 없었다. 답답한 부분도 있었고, 의아한 부분도 있었으니. 하지만 이해는 됐다. 작가는 그걸 이해시키기 위해 그렇게 건조하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해 나갔겠지.
다시 읽어본 느낌도 그때와 많이 다르지는 않았지만, 이번에는 스토너에게 이입이 덜 되었다. 내가 달라졌기 때문일까? 사실 그때와 나는 크게 달라진 건 없는데.
그의 삶에 대해서 평가를 하긴 어렵다. 단순히 성공적인 삶인지, 실패한 삶인지 그런 구분이 의미가 없으니까. 내가 보기에 그는 평범한 삶을 살았다. 그가 교수가 되어 학생을 가르치고, 연구를 하고, 가정과 대학에서 주변사람들에게 시달렸을지라도 그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차이였던 것 같다. 예전에 나는 내가 그런 삶을 살까봐 두려웠던 것 같다. 하지만 조금의 시간을 더 보내고 나서 나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와 나를 분리해서 볼 수 있었기에 이입이 덜 되었을 수도 있겠다.
이책을 읽다보면 한사람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다 어떤 순간은 좀 더 자세하게 확대해서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마치 회랑의 미술작품들을 돌아보다가 어느 작품은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는 것처럼. 그러나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것 역시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뭔가 할 얘기가 더 있었을텐데, 작품속에 숨겨진 어떤 것이 아직 있는 것 같은데... 이번에도 찾진 못했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산 한 사람의 일대기. 단지 그 표현으로는 부족하겠지만, 거기에 무엇을 덧붙일 수 있을까? 이책을 많은 사람들이 인생책으로 꼽았지만 나는 잘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 이유를 들어보고 나서 다시 책을 읽어볼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