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서가의 주인은 예나 지금이나 추리소설 애독자이고 심농과 레이먼드 챈들러를 좋아한다. 그가 추리소설의 클리셰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궁금하여 물어보니, 자신은 플롯과 언어, 특히 대사를 중시한다고 했다. 추리소설의 대사 구현 방식이 라디오극이나 희곡을 쓸 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마치 필름누아르를 연상시키는 대사들. 짧고 함축적이고 암시적인. 그러나 나는 비밀의 문 안쪽을 향해 스쳐지나가는 시선을 선호한다. 그런 순간의 언어적 확장을 선호한다. 우리에게 뭔가를 불러일으키고, 긴 하루의 서막을 알리지만, 비밀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는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