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마치 방금 의사에게서 들은 일이 조금 거추장스러운 일에 불과한 것 같았다.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끝내기 위해 어떻게든 에둘러 돌아가야 하는 장애물 같은 것. 이런 일이 벌어진 시기가 조금 늦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로맥스가 그를 대신할 사람을 구하기 힘들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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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죽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레이스가 떠난 뒤 조급하게 죽음을 기다리는 순간들이 가끔 있었다. 별로 여행을 하고 싶지도 않으면서 여행을 떠나는 순간을 기대하는 사람처럼. 모든 여행자가 그렇듯이, 그도 떠나기 전에 할 일이 아주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일들이 무엇인지 생각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