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는 그녀의 모든 행동, 즉 분노, 고뇌, 고함, 증오에 찬 침묵 등을 모두 남의 일처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자신은 일부러 애를 써도 그것에 대해 고작 형식적인 관심밖에 보일 수 없는 것 같았다. 마침내 이디스는 지칠 대로 지쳐서 거의 고마운 심정으로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강렬하던 분노는 점점 누그러져서 스토너의 형식적인 관심처럼 형식적인 수준이 되었다. 길고 긴 침묵은 상대의 무관심을 공격하는 수단이 아니라, 스토너가 더 이상 개입하지 않는 개인적인 공간으로 물러나는 수단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