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그는 밤에 연구실로 나오는 것이 자신에게 일종의 피난이자 구실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그는 연구실에서 책을 읽고 공부를 했다. 그리고 거기서 약간의 위안과 기쁨, 심지어 이렇다 할 목적이 없는 공부에서 예전에 느꼈던 즐거움의 흔적까지도 느낄 수 있었다.
한편 아이에게 강박적으로 집착하던 이디스의 태도가 조금 느슨해졌기 때문에 아이도 이제 가끔 미소를 지을 뿐만 아니라 그에게 편안한 태도로 이야기를 건넬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가끔 이만하면 살 만하다고, 심지어 행복하기까지 하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