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가시가 나이팅게일의 심장에 다다르지 못했기 때문에 장미꽃의 심장은 아직 하얀색이었다. 오직 나이팅게일의 심장에 흐르는 피만이 장미꽃의 심장은 아직 하얀색이었다. 오직 나이팅게일의 심장에 흐르는 피만이 장미꽃의 심장을 붉게 물들일 수 있었다.
그 순간 나이팅게일은 마지막 한 곡을 토해냈다. 하얀 달은 그 노래를 들으며 새벽이 온 것도 잊은 채 하늘에 머물러 있었다. 빨간 장미는 그 노래를 듣고서 황홀감으로 온몸을 떨며 차가운 아침 공기를 향해 꽃잎을 활짝 열어젖혔다. 메아리는 언덕 위에 있는 자신의 자줏빛 동굴로 노랫소리를 실어 나르고, 잠자고 있는 양치기들을 꿈에서 깨웠다. 노래는 강가의 갈대들을 타고 흘러갔고, 갈대들은 그 소리를 바다로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