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에서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됐소….. 확실히! 내가 전쟁터에서 훨씬 괜찮은 인간이 된 건 분명한 사실이오. 그런 고초를 겪었는데 당연하지 않겠소. 수많은 고통을 봤고
나 자신도 많은 고통을 겪었소. 그곳에선 살아가는 데 중요하지 않은 건 금방 제거돼버리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거든. 그곳에서 그걸 깨닫게 됐소…..
하지만 전쟁도 우리에게 앙갚음을 했소….. 우린 그 사실을 인정하기를 두려워하지만…… 전쟁이 우리를 쫓아와 우리와 나란히 가고 있어요…… 우리 딸내미들 중에는 불행하게 사는 아이들이 많아요. 그건 전쟁터에서 나가 싸운 엄마들이 자기들이 살았던 전선의 방식으로 딸들을 키웠기 때문이오. 아빠도 마찬가지고. 전선의 윤리로 말이오.
우린 자식들에게, 왜 그랬는지, 전쟁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 아마 자식들이 걱정되고 안쓰러워서였겠지. 하지만 과연 우리가 옳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