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그는 자기와 비슷한 여자와 쾌락의 죄를저지르고 싶었고 억지를 써서라도 그 여자가 자기와 더불어 죄를 짓게 하여 함께 죄악을 저지르는 쾌락을 마음껏 즐기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 정체불명의 시커먼 존재가 어둠 속에서 자신을 향해 불가항력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그 자차ㅔ로 그를 빈틈없이 채울 밀물처럼 미묘하고도 속삭이는 듯한 소리를 내는 존재. 속삭임은 잠결에 들은 군중의 웅성거림처럼 그의 귀를 에워쌌고, 신비한 물살은 그의 육신을 꿰뚫고 지나갔다. 그 존재가 몸속을 관통하는 고통을 참느라고 그는 두 주먹을 발작적으로 움켜쥐기도 하고 이를 악물기도 했다. 길을 가다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 가냘프고도 사라질 것만 같은 형상을 붙잡기 위해 두 팔을 내뻗기도 했다. 그러면 그가 그토록 오랫동안 목안에 억울러놓았던 울부짖음이 입 밖으로 터져나왔다." _p.162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