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죄를 저지르고 싶은 유혹에 빠진 적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복잡한 신앙생활과 자기 절제의 과정을 거쳤음에도 그는 자신이 유치하고도 하찮은 흠결내지 짜증에 너무 쉽게 휘말리는 것을 발견하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열심히 기도하고 철저하게 금식재를 지켜도 어머니가 재채기하는 소리를 듣거나 신앙생활에 방해받는 일이 생겼을 때 치솟는 분노를 억제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p.248
소년시절 내내 그는 그토록 자주 자신의 운명이라 여기면서 그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왔지만 막상 그 성소에 순종해야 할 순간이 오자 변덕스러운 본능에 굴복해 이를 뿌리쳐버렸다. p.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