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커먼은 주변부의 시간을 진동시키며 걸정적인 순간을 향해 다가간다. 파동이 한 점을 향해 수렴하지만 결코 그 지점을 우리에게 명확히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의 사진을 보며 우리는 흘러가는 시간에 저항하는 연인들처럼 이미지를 간신히 붙잡으려 애쓴다. 서툰 순간을 포착함으로써 드러나는 사랑에 관한 이미지. 이들이 전하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감정이다. 그 속에는 어떤 공포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포옹은 이렇듯 견고하지만 동시에 금방이라도 부서져내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