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하는 대상이 죽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할 때에도 그 사랑이 완전히 소멸되지는 않음을 경험한다. 외로움 혹은 다른 어떤 이유 때문에 사랑을 좆는다 해도 사실 그것은, 철저히 자기 안에 머문다. 카슨 매컬러스는 소설 <슬픈 카페의 노래>에서 사랑이란 두 사람의 공동경험이라고 했다. 이 말은 두 사람이 같은 경험을 한다는 뜻은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받는 사람은 서로 다른 세계에 속한다. 사랑하는 사람, 그는 사랑받는 사람이 자기 안의 사랑을 일깨우는 역할일 뿐임을 아는 사람이다. 무수한 사랑과 이별 끝에도 자기 내면에 결코 사라지거나 부서지지 않는 것이 있음을 아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