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침은 이 삶이 우리를 향해 칼처럼 단호하게 수직으로만 선을 내리긋는다 느끼게 했다. 단 한 번도 지우개를 가진 적이 없었다. 생의 핵심을 그린 적도 없었지만 지우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지울 수도 없었다. 그런데 그걸 그린 캔버스는 어디에 있을까. 분명 우리는 매일 쉼없이 어딘가를 오갔는데 그건 어떤 지도에도 표시된 적이 없다. 눈길 위에 새겨진 바퀴 자국, 차창에 부딪힌 새의 주검. 분명 우리는 지운 적이 없었다.
달따러가자
2024.02.08 수그 아침은 이 삶이 우리를 향해 칼처럼 단호하게 수직으로만 선을 내리긋는다 느끼게 했다. 단 한 번도 지우개를 가진 적이 없었다. 생의 핵심을 그린 적도 없었지만 지우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지울 수도 없었다. 그런데 그걸 그린 캔버스는 어디에 있을까. 분명 우리는 매일 쉼없이 어딘가를 오갔는데 그건 어떤 지도에도 표시된 적이 없다. 눈길 위에 새겨진 바퀴 자국, 차창에 부딪힌 새의 주검. 분명 우리는 지운 적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