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아차리는 것은 밤 그 자체다. 영국에서 가로등의 조도를 낮춘 지역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는데, 가장 많이 나온 대답은 밤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기쁘다는 것이었다. 팬데믹 동안 대기오염과 광공해가 대폭 감소하자 전 세계의 도시인들이 살면서 본 것 중 가장 선명하게 빛나는 별들을 보고 감격에 빠졌다. 지난 세기 전 세계에 퍼져나간 빛은 '밤의 정복'으로 묘사되었고, 모든 정복이 그렇듯 여기에는 얻은 것뿐만 아니라 잃은 것도 있었다. 일본에 처음으로 가로등이 설치되기 시작했을 때 한 작가는 일본인이 더이상 그림자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할까 봐 우려했다. 1860년대에 파리가 2만 개의 가스등으로 거리를 밝히며 최소의 빌 뤼미에르가 되었을 때도 밤의 상실이 논란을 일으켰다. 어떤 이들은 불빛이 규칙에 순응하라는 압박을 가한다고 느꼈고, 또다른 이들은 '어둠이 주는 안전함'이 종말을 맞이했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