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 년 간 광공해 연구가 쏟아지면서 아마도 인간을 비롯한 많은 생명체가 자신의 안녕을 위해 자연의 어둠에 의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가족을 먹이기 위해 둥지로 똥을 굴리는 것으로 유명한 쇠똥구리는 밤하늘에 있는 은하수의 위치를 보고 길을 찾는다. 쇠똥구리는 은하수가 없으면 말 그대로 길을 잃는데, 오늘날에는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을지 모를 산란광에 가려져 은하수가 보이지 않는 곳이 많다.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자신이 사는 곳에서 더이상 은하수를 보지 못한다. 은하수가 밤하늘에 투영된 우리 은하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 역시 어떤 면에서는 우주에서 길을 잃은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