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벅성을 좀 버려야 밀고 나갈 수 있어. 지겨운 날도 있지만 그래도 난 늘 나아진다고 믿는데. 우리 때보다 지금이 낫고, 지금보다 지아가 살아갈 날들이 나을거야."
그 말에서 묻어나는 선정의 건강함이, 지아의 건강함이 부러웠다. 동시에 가은은 그 건강함이 자신에게 없다는 것 또한 확실히 인식했다. 세상을 괴로워하는 기질에 대해 매일 되새기는 나날이었다.
"나는 나를 끌고 사는 것만으로도 아슬아슬하고 지쳐서, 완벽하게 로그아웃할 거야. 그래서 아기들 좋아해도 안 낳는 거야. 아이가 있으면 로그아웃이 아니지. 약간 남는 거지. 지아 같은 애들을 예뻐해주다가 슬쩍 사라지는 이모 정도가 내 최선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