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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신이 어떤 생물인지 이해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생물이다. 우리에게 전해진 이야기는 시간과 공간을 벗어나면서 처음에 지녔던 특수성을 잃어버리는 대신에 본질적 순수성을 얻어 이야기 자체만 오롯이 남는다. 그리고 더 나아가, 혹은 우리가 선호하는 표현으로는 그러한 이유로, 비록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무엇이었는지 우리 스스로는 알 수 없지만 비로소 우리가 아는 이야기가 되고, 우리가 이해하는 이야기가 되고, 우리에 대한 이야기가 된다. 우리의 현재에 대한 이야기, 어쩌면 우리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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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하잖아.' 명령꾼이 대답했습니다. '당연히 미래를 생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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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란 여러 조각이 없어져버린 퍼즐과 같아서 자기가 잘 아는 파편들을 가지고 형성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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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고 그름, 그리고 합리성에 대한 관심은 인간의 불행이야. 벼룩이 개의 불행이듯이. 마족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행동할 뿐, 선이니 악이니 하는 진부한 문제로 고민하지 않아. 그리고 마족이라면 누구나 알듯이 우주는 원래 비합리적이라고."
- <찬합 속에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