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아홉 개 국가 작가와의 공동작품, 절연이란 키워드로 다양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 흥미로웠다. 절연이란 단어를 생각하면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 떠오르는데, 세상과 나와의 단절, 부모와 자식 간의 단절, 코로나19로 인한 사람과 사람과의 단절, 나의 역할과의 단절, 정치의 변화로 인한 단절, 윤리적 가치관의 차이로 인한 단절 등 미처 바라보지 못했던 절연의 모습을 찾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나도 살아 오면서 많은 사람들과 절연하며 살아왔고, 미처 준비하지 않은 절연을 만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서늘했다. 사람과 연을 맺는 것도 삶의 과정이니 절연도 삶의 또 다른 과정이 아닐까 싶어 안심이 되기도 했다.
나는 단편소설을 즐기지 않는데, 일부러 단편소설을 챌리지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여러 번 읽어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작품이 여전히 있었다. 지금 내가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삶의 폭이 요만큼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무라타 사야카, 라샴자, 정세랑 작가님의 작품을 읽고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이 궁금해졌다. 몰랐던 작가를 알게 되고, 우리와 다른 나라의 문화를 접할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