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1/4정도 남긴 그 시점부터 계속해서 울었던 거 같다. 주인공들과 내 사연이 전혀 겹치지 않은데도 왜 나는 그토록 마음이 아팠을까.
사랑할 줄도 모르고 받을줄도 모르던 여인들.. 하지만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그저 사랑이 담긴 눈길과 관심이었다.
부모에게, 남편에게, 그리고 자식에게마저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보여주지 못하고 끙끙댔다. 오히려 자신에게 비수로 돌아올 매정한 말들을 퍼부어가며 애써 정을 떼려는 사람처럼 굴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어둡고 외로운 밤을 보내곤 했다.
주인공 지연의 할머니의 할머니 시대부터 시작되는 한 집안의 이야기.
그 이야기를 듣고있자니 지금의 나 또한 나의 엄마와 할머니 그들의 엄마와 할머니로부터 만들어져온 존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양가 할머니에 대한 정보나 추억이 거의 없다. 외할머니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셨고, 친할머니는 손주가 많아서 나와 1:1로 대화를 나눠본 횟수가 손에 꼽힐 정도이니..
춥고 배고프던 시절이었지만,
지금 시대엔 찾아보기 힘든 것들이 그 시절엔 존재했다.
사람간의 정, 의리, 모성애의 농도가 지금의 것들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삼천이와 새비아주머니의 우정은 정말로 부러웠다. 나에게 과연 그런 친구나 지인이 한 명이라도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만약 그런 친구가 아직이라면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