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읽은 소설 중에서 가장 많이, 즐겁게 줄을 친 소설인 동시에 후반부로 갈 수록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소설이기도 하네요. 줄을 많이 쳤던 것은 문장이 좋아서, 인간과 관계에 대한 통찰을 신박한 비유와 정확한 단어로 하고 있어서였어요.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는 팬데믹과 유사한 배경, 주인공과 영양, 창의 리더 이야기, 주인공의 남편의 서사를 모두 잇는 비밀이라는 키워드가 뭔지 알 수가 없어졌어요ㅠㅠ잘 읽다가 막판에 어리둥절해진 느낌이라 해설을 애타게 읽었는데 해설 마저 이제까지의 해설 중에서 가장 불친절하네요. 저는 이런 소설을 ‘독자의 상상에 맡겨두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지금은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