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0
이야기는 살아가고, 어떻게든 우리 곁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지 않니.
서문격인 라리사가 윤에게 남긴 편지에서 이미 나는 왠지 모를 서글픔과 뭉클함을 느꼈다.
P.42
때때로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건 체념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나 일상에 푸른 잎을 내보이는 희망이다.
내가 아는 '희망'은 밝은 이미지만 품고 있었지만,
어쩌면 나지라의 말처럼 희망은 그런것일지도 모르겠다.
P.158
한 사람의 죽음을 기억하기 위해 마련된 이 모든 아름다운 것은 생의 편에서, 숨소리라는 배움 위에서 5월의 햇빛을 받으며 한층 더 빛났다.
P.209
우리는 한 사람의 죽음 앞에서 그가 살아 숨쉬던 모습을 더 선명하게 떠올린다.
육체로 살아있음을 증명하지만, 죽고나서야 비로서 남겨진 그들의 이름으로 우리는 그들을 기억한다.
나지라의 삶이 애잔하지만, 우리는 또 그렇게 그녀를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