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았어요, 할머니? 그런 일을 겪고 어떻게 살 수 있었어요?"
나는 참지 못하고 얼굴을 가린 채 눈물을 흘렸다.
"언젠가 이 일이 아무것도 아닌 날이 올 거야. 믿기지 않겠지만... 정말 그럴 거야." pp.230
눈을 뜨자 다시 깊은 밤이다. 한밤의 버스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에 앉아 있다. 스물 두 살의 나는 그에 대한 갈망으로 가득차서 어쩔 줄 모르지만 그가 곧 입을 열어 나를 떠나겠다고 말하리라는 걸 알고 있다. 마침내 그가 말한다. 알아, 알고 있어. 당신이 이런 말을 할 줄 나는 이미 알고 있었어. 알아, 알아. 그가 버스에서 내리고 나서도 나는 계속 말한다. 알아, 알아. 결국 다 떠난다는 걸... 깨어나고 싶어. 나는 벨을 누르지만 버스는 정차하지 않는다. 소리질러 기사를 부르고, 주먹으로 아무리 출입문을 두드려도 버스는 서지 않는다. 아무도 나를 바라보지 않는다. pp.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