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아이가 작은 몸과 마음으로 눈치를 살피느라 마음껏 울어보지도 못하는 게 아닐지 근심했다. 그녀의 사랑은 그 근심에서 자랐다. 아이와 눈을 마주치며 웃던 어느 날, 그녀는 자신이 아이를 마음으로 귀하게 여기고 있음을 알았다. 그것이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어미의 본능적 사랑 같은 것은 아닐지 몰라도. pp.73
"새비 아저씨랑 새비 아주머니는 서로 친구처럼 지냈지. 새비 아저씨가 원체 그런 사람이었나봐. 도무지, 어떤 경우에라도 남 위에 올라가서 주인 노릇하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이었던 거야. 그때는 아무리 개화된 사람이라고 해도 자기 아내 위에는 올라가야 위신이 선다고 생각하던 세상이었는데도, 아저씨는 그러지 않으려고 했어. 아저씨 고집 같은 거였나봐." pp.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