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글리는 불단지를 땅에 던졌다. 빨간 석탄이 마른 이끼가 붙은 잔 디 한 줌을 활활 태웠고, 스멀거리는 불꽃 앞에서 늑대들은 두려움에 떨며 뒤로 물러났다.
모글리가 죽은 가지를 쑤셔넣자 탁탁 소리를 내며 불이 붙었다. 겁에 질린 늑대들 사이에서 모글리는 불붙은 가지를 머리 위로 빙글빙글 돌렸다. pp.35
천천히 주위를 살피며 모글리가 말했다. “좋아. 너희가 개라는 걸 알 겠군. 너희를 떠나 내 종족에게 돌아가겠어. 만약 그들을 내 종족이라 부를 수 있다면 말이야. 이제 정글에 들어갈 수 없는 몸이니 너희의 말과 너희와 함께했던 순간들을 모두 잊어야겠지. 하지만 난 너희보 다는 자비로워. 인간들 사이에 산다고 피를 나눈 형제처럼 지냈던 너 회를 배신하지는 않을 거야. 너희는 나를 배신했지만 말이야." pp.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