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에 평범한 일상을 뒤로 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어. 마음만 힘든 게 아니라 내 온몸이 힘들다고 저항했지. 그 구두를 안고 기쁨에 차서 가게를 뛰어나오던 그때가 생각나. 뭔가 내 안이 가득 채워진 것 같은 그 느낌. 사방에 매캐한 연기가 자욱하고...... 포탄 소리 요란한데도 행복하던 그 마음...... 그때 나는 전쟁 한가운데 있었어. 하지만 생각하고 싶지 않았어. 아니 믿고 싶지 않았지.
하지만 주위는 온통 전쟁의 소리로 으르렁대고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