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관 진료실에 있다 보면 다양한 어르신들을 만날 수 있다. 그중 H어르신은 딱 봐도 예술가 느낌이 난다. 본인피셜 미술에 조예가 깊은데, ‘자기가 보는게 답이다. 어린이가 제일 정확할 수 있다.’라며 도슨트가 감상을 저해할 수 있다는 논지의 말씀을 하셨다. 그 때는 한국인의 정답 파악을 원하는 습관으로 도슨트의 필요를 이야기 했는데 오늘 영화로운 덕후생활에서 이동진 평론가의 영화평을 들으면서 내가 본 작품을 다른 사람은 어떻게 보았는지 감상을 나눌 기회를 도슨트가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의 해석이 옳고 다른 사람은 틀리다고 하거나, 작가나 도슨트, 평론가의 해석만이 정답이라고 여겨 본인의 감상은 하찮게 여기거나 하는 식이 아니라 예술 감상에 있어서 나는 이렇게 봤는데, 너는 그렇게 생각했구나 라며 다양한 시각을 포용하며 시야를 확장할 수 있는 것이 우리가 문화생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인생의 역사>를 읽으면서도 같은 마음이 들었다. 이런 풀이가 가능한 작품이었구나, 란 깨달음 덕분에 읽기의 폭과 깊이가 확장됐다. 다만 작품 해석의 선입견을 갖지 않도록 ‘선 작품감상 후 평론 읽기나 타인과의 교류’라는 장치가 필요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든다.
덧. 미션5에 붙여 쓰는 완독기록. 문학의 가치를 <인생의 역사>를 통해 재인식했단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