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아빠의 갈등.
갈수록 집에 오는 횟수가 뜸해지는 아빠.
갈수록 예전과 달라지는 엄마.
아버지의 방치 속에 엄마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생긴 세실리아 로즈 허니컷(씨씨 허니컷). 엄마는 예전에 비데일리아 양파 여왕으로 뽑혔던 때에 집착하며 헌 드레스를 모으며, 아무날 아무때나 입고 다녀 씨씨를 당혹스럽게 한다. 엄마는 늙은 남편을 만나 추레해지는 자신에 대한 반동이었는지 과거 자신에 아름다움응 잊지 못하고 그 속에 사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 씨씨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마을에서도 혼자다. 씨씨의 친구는 오직 책과 이웃집 오델 할머니일 뿐이다. 한창 사랑받고 신뢰를 형성해야 하는 시기에 씨씨는 외로움과 엄마를 돌봐야 하는 책임감이 무겁다.
그러다 엄마가 죽었다. 화려하지만 낡은 드레스를 입고 길을 건너다 차에 치여 죽은 것이다. 씨씨는 그 장면을 보지 못했지만, 본인이 직접 목격한 것처럼 너무나 생생하게 마음과 머릿속에 각인되어 무섭고 괴롭다.
이모 할머니인 털룰라 할머니가 엄마의 장례식이 지난 후에 오셨고, 씨씨를 데려가겠다고 했다. 아버지도 씨씨를 털룰라 할머니께 도망치듯 떠맡겼고, 씨씨는 이 과정에서 또 한번 아버지에게 상처를 받는다.
두려움과 달리 털룰라 할머니의 집은 크기만 안전하고 사랑이 가득한 곳이었다. 그곳에서 일하는 올레타 아주머니와 씨씨는 생애 첫 친구가 되고, 엄마의 기이한 행동과 아빠의 방관에서 받은 상처를 조금씩 극복한다.
몇 가지 소소한 사건과 주위 사람들의 관계맺음을 보고 씨씨는 점점 엄마와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고, 마지막엔 자기 자신도 이해하게 된다.
씨씨는 기존 학교에서 받았던 좋은 성적으로 로즈먼트여학교라는 명문학교에 입학하게 되고 그곳에서 처음으로 자기 또래의 친구를 사귀는 것으로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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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태어나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가족관계다. 특히 부모가 일반사람과 다르면 자식이 받는 스트레스와 사회 부적응은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부모 때문에 정상적으로 친구를 사귈 수 없었던 씨씨는 이웃집 어르신인 오델할머니와 책을 벗삼아 자신의 외로움과 두려움을 달랜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못한다.
얼떨결에 가게 된 서배너의 삶이 씨씨에게 큰 변화를 주는데, 아이들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사랑과 신뢰, 안정감을 주는 주변환경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마음 통하고 취향도 비슷한 친구까지 있으면 금상첨화.
사람은 결국 '관계'로 형성되는 존재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 책을 보며 새삼 또 느낀 거지만, 돈의 힘도 어마어마하다. 심리적 안정감에 돈도 빼놓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씨씨의 엄마의 정신적 문제는 남편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세월, 그리고 금전적인 문제까지 있어보였다.
이 책을 읽고 건강한 마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인간관계, 그리고 이 모든 걸 든든히 지탱해주는 경제력이 삶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