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네스"
에드워드는 달빛서점 밖으로 나와 있었다. 회색 조끼와 소매를 걷은 셔츠 차림에 회중시계의 시곗줄을 달고 템플지구의 오래된 가로등이 비추는 부드러운 불빛을 받으며 인도 한가운데에 가만히 서서 옅은 미소를 짓고 있는 그의 모습이 보였다. 자신을 부르는 소리애 뒤를 돌아본 아그네스는 그를 그 모습 그대로 영원히 기억 속에 간직하고 싶었다. 그런 과묵하고 점잖은 빅토리아시대의 젠틀맨 같은 모습이야말로 서점 주인의 진정한 성격에 가장 가까웠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