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윽고 아이들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촛농과 진흙으로 범벅이 된 채 둘씩 셋씩 짝을 지어 동굴 입구로 차례차례 다시 돌아왔다. 하나같이 숨이 턱에 닿아 헐떡거렸지만 하루를 원 없이 놀아 그런지 다들 기쁨에 넘쳐 있었다. 그제야 아이들은 어느새 밤이 코앞까지 왔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그만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놀았던 것이다. 증기선에서는 30분 전부터 종을 땡땡 울려대고 있었다. 하지만 신나는 하루를 이런 식으로 마무리하는 것도 낭만적이라는 생각에 아이들은 마냥 즐거웠다. 떠들썩한 화물을 싣고 배가 출발했을 때 낭비된 시간을 아까워하는 사람은 선장밖에 없었다. - <톰 소여의 모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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