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의 소설을 읽다보면 이게 소설인지 박완서 선생의 이야기인지 헷갈릴 때가 있었다. 유독 선생의 자전적 이야기가 많다고 느꼈는데 신형철 작가의 해설을 보니 그 이유가 짐작 되었다.
"선생은 필요한 만큼의 허구를 더해서 자신의 고통을 기록하는 일이 한 시대이 고통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일이 되도록 했다."
"선생의 소설이야말로 마음의 역사학, 마음의 사회학이라는 이름에 적실하게 부합하지 않는가."
"결국 당신의 최저심층에는 동족상잔의 와중에 겪은 참혹한 가족사가 있는 것이었고, 이것은 박완서 소설의 절대적인 근원이어서 쉽게 호환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중략) 스무 살에 전쟁을 겪은 이후로 영혼의 나이가 멈춰버렸다는 선생의 고백이 이런 맥락에서도 이해가 된다."
"선생의 손바닥 위에 올라가면 모든 게 다 문학이 되었다. 그 손으로 선생은 지난 사십 년간 역사와 풍속과 인간을 장악해왔다. 그 책들을 읽으며 우리는 살아온 날들을 부끄러워했고 살아갈 날들 앞에 겸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