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첫 시선의 놀라움, 창가에서의 그리움, 첫 산책의 설렘, 그 모든 '첫'들이 지나고 나면 연인들은 멀어지는 것. .. 그가 말하는 '절제'란 사랑이 탕진되지 않도록 가장 아름다운 거리를 유지하는 기술일 것이다... "살며시 어루만지는 것, 그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임을." 사랑 따위 아무 의미없다는 말이 아니다. 격정으로서의 사랑이 덧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단지 사랑을 하고 있다고 해서 진실로 존재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 천사가 껴안으면 바스러질 뿐인 우리 불완전한 인간들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그를 '살며시 어루만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것이 인간의 사랑이 취할 수 있는 최상의 자세일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