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잃은 조카를 위해 자기 자식보다 더 물심양면으로 조카를 키운 화자. 각고의 노력으로 조카를 키웠지만 학교 성적도, 입학한 대학도 변변치 않았고 취직도 매번 낙방이다.
사람들이 원하고 인정하는 탄탄대로 인생길을 조카는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며, 따라가려고도 하지 않는다.
화자는 조카가 한국전쟁으로 불모화되었던 이 땅에서 잘 자라기를 바랐다. 하지만 본인의 바람과는 달리 되었다. 도리어, 조카보다 덜 신경 썼던 자식이 되려 잘 큰 느낌이다.
155쪽. 그러고 보니 나는 내 지식을 조카인 훈이보다 덜 사랑해 키웠는지는 몰라도, 그게 더 잘 키운 건지도 모른다고 생각되었다.
어쩌면 불모화된 땅은 바로 농사를 짓기보다 스스로 마음껏 자랄 수 있는 잡초나 야생풀, 야생꽃처럼 키웠더라면 이 땅에 강인하게 뿌리를 내리고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