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노직의 표현을 빌리면 음식을 먹는 일은 "외적 실재의 조각들을 우리 몸에 집어넣는" 일인데 그것은 다음과 같은 물음을 동반한다. "세계는 흡수해도 안전할까?" (『무엇이 가 치 있는 삶인가』) 그러므로 내가 당신을 위해 음식을 만든다는 것 은 이 세계가 흡수해도 안전한 것임을 미리 확인하고 당신에게 그 것을 주는 일이다. 그렇게 우리가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은 우리의 안전함을 먹는 일이 된다. 그러고 보면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 며 칠은 먹었다'라는 첫 시집의 제목은 그의 첫 시집이 '자기'를 돌보 는 불가피한 단계의 산물임을 암시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이제 그 는 '당신'을 돌보는 사람이 되었다. pp.32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