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의 작품은 자전적이기에 현실적인 지점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가부장적이지만 어린 '나'와 친밀한 관계였던 할아버지, 여성 문제와 긴밀한 연관이 있지만 기혼이고, 남편과도 좋은 관계였으며 자식들을 많이 낳았다는 지점도, 요즈음의 한국 소설과는 차이가 있죠.
저는 무엇보다, 남편이 죽은 뒤 나도 데려가라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후 아들이 죽자 자신의 기도를 괴로워하며, 남편을 원망스러워 하는 것까지도요. 사랑과 애도가 절망과 원망으로 바뀌어가는 지점이 가슴 아프게 와닿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