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의 머리말에서 글쓰기의 단계별 준칙 을 이렇게 정리해본 적이 있다. (물론 내가 쓴 글들은 내가 설정한 기준에 언제나 미달한다.) 첫째, 가치 있는 인식을 생산할 것. 좋은 글이 먼저 갖추어야 할 것은 취향이나 입장이 아니라 인식이기 때 문이다. 둘째, 정확한 문장을 찾을 것. 뜻한 바를 백 퍼센트 담아 낼 수 있는 문장이 써질 때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공학적으로 배치할 것. 모든 문장이 제자리에 놓이도록 만 들어서 더할 것도 뺄 것도 없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요건은 내가 윤상의 음악에서 경탄하며 발견하곤 하는 것들 이다. pp.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