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 아들을 떠올리는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작가님은 “단지 (스스로의) 부재를 위한 여행”이었지만 여행에서 마주한 것은 아들의 부재라는 사실이 슬펐습니다. 부재는 그렇게 조용한 일상에서 슬며시 다가옵니다. 그것이 애도의 시간이겠죠. 애도는 끝없는 고통이라는, 시간이 지나도 낫지 않는 고통이라는 글을 어디서 본 기억이 납니다.(아마 바르트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한 부재의 고통이 일상과 배타적이지 않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작가님이 허기를 느끼는 모습과 애도는 서로 모순되지 않습니다. 그것이 애도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석양을 등지고 그림자를 통해 나의 존재와 누군가의 부재를 함께 봅니다.